<에티카 3부 서문과 명제2 주석> 노트
- 3부 서문 129쪽. 정서와 인간의 생활방식에 관한 그릇된 상식이 있다. a) 인간이 자연질서에 순응하지 않고, 그것을 깨뜨리기 때문에 마치 정서가 ‘자연 바깥’에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 b) 그래서 인간의 무능력을 공통적인 자연적 힘에 두지 않고, 인간 본성에 결함이 있는 것인양 사고한다. c) 그리고 그렇게 인간 정신의 무능력을 비난하는 사람은 신(인간보다 상위의 존재)으로 여긴다. d) 사람들은 정신이 정서에 대해 절대적인 지배력을 소유한다고 생각했는데, 이것이 데카르트가 논증하려 했던 것이다.
- 130쪽. 자연 안에는 자연의 잘못으로 여길만한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연은 항상 동일하며 자연의 힘과 활동력은 어디에서나 동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물의 본성을 인식하는 방법 또한 동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증오, 분노, 질투 등은 자연의 필연성과 덕에서 생긴 것이다. 그러한 정서들은 그것들이 인식되어야 할 특정한 원인이 있다.
- 명제 2. 신체는 정신을 사유로 결정할 수 없으며, 정신도 신체를 운동이나 정지로 결정할 수 없다. 증명 : 정신을 사유로 결정하는 것은 사유의 양태이지 연장의 양태, 즉 신체는 아니다. 134쪽 주석 : 정신과 신체는 동일하다. 사물의 질서나 연결은 자연이 이 속성이나 저 속성 어느 것 아래에서 파악되든 하나이며, 따라서 우리 신체의 능동과 수동의 질서는 정신의 능동과 수동의 질서와 일치한다. 135쪽 그러나
- 반론0) 사람들은 신체가 정신의 명령에 의해서만 운동 및 정지한다고 말한다.
⇒ 응답0) 하지만 인간 지혜를 능가하는 많은 것이 동물에서 관찰되고, 또 몽유병자를 볼 때 신체가 정신의 지배를 받는다고 보기 힘들다.
- 반론1) 이에 대해 사람들은 인간 정신이 사고에 적합하지 않을 때(달리 말해, 정신이 온전하지 않을때) 신체가 활발하지 못함을 경험한다고 말한다.
- 반론2) 또한 말을 하거나 침묵하는 것, 그리고 그 외의 많은 것이 오직 정신의 힘에 있음을 경험한다면서, 많은 것은 정신의 결단에 의존한다고 그들은 믿는다.
- 반론3) 사람들은 건축과 같이 인간의 기술에 의해 만들어지는 사물들의 원인을 단지 물체적인 것으로만 고찰하는 자연법칙에서 이끌어낼 수 없으며, 인간 신체가 정신에 의해 결정되지 않고서는 사원(寺院)과 같은 것을 건축할 수 없다고 말한다.
⇒ 응답1) 하지만 경험은 반대로 신체가 활발하지 못할 경우 정신이 사유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예컨대 신체가 잠들 경우, 정신도 무의식 상태에 머물지 않은가. 다음으로 정신이 어떤 사유를 할 때 신체가 어떤 대상의 표상을 만들기에 적합함에 비례해 정신도 그 대상을 고찰하기에 적합하다는 것을 누구나 경험한다. 136쪽
⇒ 응답3) 정신의 인도없이 생겼다고는 믿을 수 없는 많은 것이 자연법칙으로만 생기며, 나아가 인간 신체의 구조 자체는 인간의 기능에 의해 만들어진 모든 것을 기교상 능가한다.
⇒ 응답2) 만일 침묵하거나 말하는 것이 인간의 힘 안에 있다면, 인간사는 훨씬 용이했을 것이다. 하지만 경험은 인간에게 혀만큼 억제하기 힘든 것도 없으며 자신의 욕구(appetitus)에 대한 제어만큼 힘든 일도 없음을 가르쳐준다. 하지만 그들은 미치광이, 수다장이, 어린아이, 술주정쟁이 같은 사람들이 그들의 욕구를 억제하지 못하고 지껄이면서도 정신의 자유로운 결단에 의해 말한다고 믿는다. 이것이 말해주는 것은, 인간은 자신의 행동을 의식하지만 자신이 그렇게 결정하는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자신이 자유롭다고 믿는다는 점이다. 또한 경험은 정신의 결단이란 사실 욕구에 지나지 않으며, 따라서 정신의 결단은 신체상황에 따라 변화한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137쪽. 이것이 말해주는 것은 정신을 결단케하는 것과 신체나 욕구를 결정하는 것은 본성상 동시적이며, 또는 오히려 하나로 동일한 것이고, 이 동일한 것이 사유의 속성 아래에서 고찰 및 설명될 때 우리는 이것을 결단(decretum)이라고 하고, 연장의 속성 아래서 고찰되고 운동법칙에서 도출될 때 우리는 그것을 결정(determinationem)이라고 한다는 점이다. 우리들이 무엇인지 지껄이는 꿈을 꿀 때, 우리는 정신의 자유로운 결단에 의해 지껄인다고 믿지만, 사실 그것은 신체의 자발적인 운동에서 생긴 것이다. 우리가 자유로운 것이라 믿는 정신의 결단은 표상이나 상기 자체와 구별될 수 없으며, 그것은 관념이 관념인 한 필연적으로 포함하는 긍정(affirmationem)에 불과하다는 것을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정신의 결단은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사물의 관념과 동일한 필연성을 가지고 정신 안에 생긴다.